홈플러스 결국 파산하나? 회생절차 폐지, 1만2천 명 일자리와 전국 매장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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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가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2026년 7월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홈플러스가 2025년 3월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약 1년 4개월 만입니다.
이번 결정으로 홈플러스가 당장 모든 매장의 문을 닫거나 법적으로 파산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홈플러스와 채권자는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에 즉시항고할 수 있으며, 이 기간 안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확보하면 법원이 폐지 결정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투자자나 자금 지원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홈플러스는 사실상 파산과 청산 절차로 향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홈플러스는 왜 회생에 실패했나
홈플러스가 어려워진 원인을 단순히 “대형마트 장사가 안됐기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구조적 침체와 이커머스 경쟁, 과도한 금융 부담, 점포 매각과 임차료 부담, 투자 지연, 운영자금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에 가깝습니다.
첫 번째 원인, 쿠팡과 이커머스에 밀린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성장하던 시기에는 대형마트가 가족 단위 소비의 중심이었습니다. 넓은 매장에서 식품과 생활용품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소비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와 새벽배송, 당일배송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은 대형마트까지 직접 이동하지 않고도 식품과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형마트는 넓은 매장과 주차장, 물류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고정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매출이 줄더라도 임차료와 인건비, 관리비를 크게 줄이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배송과 점포 기반 배송 서비스를 확대했지만, 막대한 투자를 앞세운 이커머스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출 감소를 온라인 사업이 충분히 보완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계속 악화됐습니다.
두 번째 원인, MBK 인수 이후 커진 금융 부담
MBK파트너스는 2015년 약 7조 원이 넘는 금액에 홈플러스를 인수했습니다. 당시 인수 과정에서는 금융기관에서 대규모 자금을 빌리는 차입매수, 즉 LBO 방식이 활용됐습니다.
차입매수 자체가 불법이거나 항상 실패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인수한 기업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부채를 갚을 수 있다면 정상적인 투자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홈플러스의 영업환경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됐다는 점입니다. 이커머스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자와 임차료 부담까지 계속 발생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점포와 부동산을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방식도 활용했습니다. 당장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이후 장기간 임차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영업실적이 악화되면 고정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MBK가 장기적인 온라인 투자와 점포 경쟁력 강화보다 부채 상환과 자산 유동화에 집중한 것이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다만 이는 경영 방식에 대한 시장과 전문가들의 평가이며, 홈플러스 부실의 책임을 하나의 요인이나 특정 주체에만 돌리기는 어렵습니다.
세 번째 원인, 영업손실과 현금 부족의 악순환
홈플러스의 2024 회계연도 매출은 약 6조9,920억 원이었지만 영업손실은 약 3,142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감사인은 상당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유동부채 부담 등을 이유로 감사의견을 거절했습니다.
기업이 회계상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더라도 당장 직원 급여와 납품대금, 세금, 임차료를 낼 현금이 부족하면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홈플러스도 회생절차가 길어지는 동안 매출이 감소한 반면 급여와 물품대금, 세금 등 우선적으로 지급해야 할 공익채권은 계속 늘어났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2026년 6월분 직원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고, 일부 거래처에도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해 상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정적인 원인, 2천억 원 운영자금 조달 실패
홈플러스가 회생을 계속하기 위해 가장 시급했던 것은 최소 2천억 원의 신규 운영자금이었습니다.
회사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는 회생안을 제출했습니다. 남은 대형마트 사업을 핵심 점포 중심으로 재편하고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방안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대형마트 본체를 인수할 기업을 찾지 못했고, 회생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2천억 원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자금 지원 조건과 책임 분담을 놓고 협상을 이어갔지만 최종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법원은 추가로 시간을 주더라도 회생계획이 실행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관계인집회 표결에 부치지 않은 채 회생절차를 폐지했습니다.
홈플러스 직원 1만2천 명의 고용은 어떻게 되나
가장 큰 문제는 홈플러스 직원들의 고용입니다.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직접 고용된 직원 약 1만2천 명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매장 안에서 근무하는 입점업체 직원과 보안·청소·물류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영향을 받는 사람은 훨씬 많아질 수 있습니다.
청산 절차가 시작된다고 해서 모든 직원이 같은 날 해고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고 판매와 자산 정리, 매장 운영 종료를 위해 일부 인력이 일정 기간 근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매장별 폐점이 진행되면 직원들은 순차적으로 퇴직하거나 해고될 가능성이 큽니다. 임금과 퇴직금이 정상적으로 지급될 수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정부는 홈플러스 근로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체불임금 대지급금과 생계비 융자 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체불임금 피해 근로자는 조건에 따라 최대 2,100만 원의 대지급금을 받을 수 있고, 최대 1,000만 원 한도의 저금리 생계비 융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협력업체와 입점 상인도 큰 타격
홈플러스의 위기는 직원들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홈플러스에 식품과 생활용품을 공급해 온 중소기업과 농축수산업자들은 받지 못한 납품대금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홈플러스에 의존하던 업체라면 한 번의 대금 미지급만으로도 자금난에 빠질 수 있습니다.
홈플러스 매장 안에서 음식점, 의류점, 세탁소, 안경점 등을 운영하던 입점 상인들도 매장이 폐점하면 영업 장소를 잃게 됩니다.
정부는 홈플러스를 주요 거래처로 둔 중소 협력업체를 위해 긴급경영안정자금과 특례보증 등 총 4,4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부분
홈플러스 매장이 당장 모두 폐점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점포에서는 기존처럼 상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금난이 계속되면 납품업체가 상품 공급을 줄이거나 중단하면서 일부 품목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온라인 주문과 배송 서비스도 점포별로 축소될 수 있습니다.
홈플러스 상품권이나 적립금, 모바일 쿠폰을 보유하고 있다면 사용 가능 여부와 유효기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이 파산하면 상품권 보유자는 일반 채권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어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불안하다는 이유로 필요하지 않은 상품을 무리하게 구매할 필요는 없지만, 이미 보유한 상품권이나 쿠폰은 사용 조건을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홈플러스의 향후 전망은
홈플러스 앞에는 크게 세 가지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첫 번째는 즉시항고 기간 안에 2천억 원 이상의 운영자금을 확보해 회생절차를 다시 이어가는 것입니다. 홈플러스는 법원의 결정 이후에도 자금 지원을 요청하며 회생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두 번째는 새로운 기업이 홈플러스 전체 또는 일부 사업과 점포를 인수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브랜드와 일부 매장, 고용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인수자는 수익성이 높은 점포와 물류시설만 선택하려 할 가능성이 있어 모든 매장과 직원이 보호되기는 어렵습니다.
세 번째는 자금 조달과 인수자 확보에 모두 실패해 파산과 청산 절차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이 경우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이 부동산과 점포, 물류센터, 재고 등 회사 자산을 처분하고, 마련된 자금을 법이 정한 순서에 따라 채권자들에게 배분하게 됩니다.
현재로서는 세 번째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지만, 즉시항고 기간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파산이 최종 확정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홈플러스 사태가 남긴 의미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히 한 대형마트가 경영에 실패한 사건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온라인 중심의 소비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지, 대규모 차입을 이용한 기업 인수가 장기적으로 어떤 부담을 남길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기업의 부동산을 매각해 당장의 현금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만들 수 없습니다. 점포 혁신과 온라인 물류, 상품 경쟁력, 고객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뒤따르지 않으면 자산 매각으로 얻은 시간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기업의 경영 실패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대주주와 금융회사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직원과 가족, 입점 상인, 납품업체, 지역 농가, 상품권을 보유한 소비자에게까지 이어집니다.
홈플러스가 마지막 자금 조달에 성공해 회생 기회를 다시 얻을지, 아니면 국내 대형마트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청산 사례로 남을지는 앞으로 진행될 즉시항고와 자금 협상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정확히 표현하면 “홈플러스가 파산했다”가 아니라 “회생절차가 폐지돼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갔다”입니다.
향후 2주가 홈플러스와 1만2천여 명 직원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마지막 시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은 2026년 7월 3일 공개된 서울회생법원 결정과 정부 발표, 주요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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